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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동 가로수길 맛집] 다양한 문어요리가 있는 "무너섬"



강남 신사동 한복판에는 섬이 있다. 문어들이 사는 무너섬, 문어들을 만나기 위해 배를 타고 갈 필요는 없다. 이곳 무너섬으로 귀하신 몸 통영 돌문어들이 먼저 배를 타고 나와 있기 때문이다. 통영에서 배타고 강남까지 찾아온 돌문어들의 섬, 무너섬으로 식도락 여행을 떠나보자. 


  

간판만 봐도 이곳의 정체성이 물씬 풍겨 나온다. 신사동에서 맛집으로 소문나며 회식장소 1순위 맛집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무너섬. 맛집의 최대 격전지라고 할 수 있는 신사동 가로수길에 자리를 잡은 무너섬은 6개월에서 1년을 버티기 힘들다는 살벌한 이곳에서 2년을 건재하며 서울 망원점에 이어 포항, 대구까지 지점을 넓혔다. 비결은 뭘까? 


 

수족관 속 주인공이 바로 답이다. 불과 이틀 전 통영 앞바다 속을 헤집고 다니던 돌문어들이 무너섬으로 자리를 옮겼다. 물문어에 비해 그 크기는 크지 않지만 그 맛과 식감을 묻는다면 돌문어가 당연지사 KO승! 경상도와 강원도에서는 이바지 음식으로서, 제사상에 올라가는 고급 요리로서 취급되었던 문어숙회를 서울 사람들이 즐기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무너섬 수족관에서 문어를 매일 잡아 올리는 주방장이지만 수족관에서 한 번 건져 올리려면 각오 단단히 해야 한다. 스테미너 음식인 문어답게 문어의 괴력에 가까운 빨판의 힘은 팔뚝에 선연할 자국을 남길 정도로 엄청나다. 

한편 모 연예인이 문어로 다이어트를 했다고 전해질만큼 문어는 저칼로리이다. 100g에 74kcal 정도. 

 

  

무너섬의 인테리어는 마치 문어잡이 배에 들어온 느낌. 문어를 잡는 도구들이 인테리어 소품으로 전시되어 있고 한쪽 벽면은 시원한 바다속 정경을 떠올리게 한다. 조명 또한 문어의 빨판이 연상되는 분위기? 1층과 지하를 운영하고 있으며 개별 룸이 있어 연말 모임이나 회식이나 조용한 자리를 원하는 손님들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 무너섬은 기본 안주부터 풍성하다. 풍성한 야채와 날치알이 곁들여진 야채샐러드와 단호박, 마카로니 샐러드가 먼저 오른다. 계절에 따라 연어초밥이나 계절 생선이 올라오기도 한다. 

    

문어숙회모둠 메뉴로 손님을 다 ‘싹쓸이’ 하겠다는 주인장의 야심일까? 문어숙회에 멍게와 해삼, 굴, 전봉이 지원사격을 나왔다. 해산물 구성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데 가격대와 비교할 때 이 정도 구성이면 이 일대에서 입소문 날 만하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문어 맛이 좋아야 이름값하는 법. 일단 다른 음식점의 문어숙회와 무너섬 문어숙회의 시각적 차이는 써는 방식이다. 비칠 듯 종이처럼 얇게 썬 것이 특이하다. 두툼한 문어숙회에 익숙한 사람들은 얇디얇은 무너섬 문어숙회를 보고 얄팍한 상술이 아닌가 의심하지만 먹어보면 두 말없이 또 찾아오게 된다. 문어의 두께가 얇으니 쫄깃하고 탱탱한 식감이 입안에서 더 정교하게 느껴지는 기분. 


 

10년 전 우연히 맛보게 된 야들야들, 꼬들꼬들한 문어숙회의 맛에 빠져 우리나라 유명 문어 전문점과 일본까지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문어의 제대로 된 요리법을 연구했다는 무너섬 주인장. 그러한 시간들을 통해 통영의 자연산 돌문어를 겉만 살짝 익히는 타다키 방식으로 익혀내고 돌기의 식감이 살아있도록 써는 방식을 찾아내어 지금의 무너섬 문어숙회에 적용시켰다고.

 


문어는 술을 위한 최고의 안주로도 손꼽힌다. 고기처럼 위에 부담주지 않으면서도 너무 가볍지 않아 적당한 한 잔을 위해 더없이 좋다. 규합총서에서도 문어의 효능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고 있는데 혈액을 보하는데 귀한 약으로서 ‘소고기 먹고 체한데 문어 대가리를 고아 먹으면 낫는다’는 말도 전한다. 낙지과 연체동물 중 머리가 가장 좋은 문어는 이름 자체에 글월 문을 포함하고 있는 동물로 양반 고기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 스테미너에 좋다는 말에 모두들 젓가락이 바빠진다. 마지막 한 점을 사수하기 위한 젓가락 신공.


  

치즈볼과 해물튀김, 새우튀김 등으로 구성된 모듬튀김과 시원한 짬뽕탕도 무너섬의 별미다. 특히 짬뽕탕은 문어 삶은 국물로 끓여내 시원하고 감칠 맛을 더한다. 문어를 삶으면 붉어지는데, 이유는 육질에서 염기성 물질이 녹아 나와 용액이 알칼리성으로 되면서 포도주색 같은 오모크롬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문어를 데친 물 또한 이 염기성 물질이 녹아 있어 산성화된 우리 몸에 밸런스를 맞춰준다.



도심 속 문어들의 섬 무너섬에서 바다의 천하장사 문어와 즐거운 맛 씨름 한 판 벌이고 나니 에너지가 완충되는 느낌. 단체로 예약하면 테이블 앞에서 직접 싱싱한 회를 떠주는 퍼포먼스도 열어 준다고. 1년 내내 혹사 시킨 우리 몸도 위로할 겸 이번 연말 바다향 가득한 무너섬에 참이슬 한 잔 어떨까? 



<무너섬>

-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514 

- 전화: 02-544-5525 

- 영업시간: 11시~05시(발레파킹, 명절 무휴)

- 메뉴: 통영 자연살 돌문어 전문(문어숙회, 모듬, 초밥, 해산물 모듬 등)

- 가격: 문어숙회-대 45,000원/중 35,000원/소 25,000원, 문어모듬-대 45,000원/소 3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