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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일품맛집8] 시간이 만들어 놓은 맛의 심연(深淵), 불광동 맛집 ‘회 그리고 국수 이야기’



오래된 고서(古書)에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특유의 향이 있습니다. 아몬드향 같기도 하고, 바닐라향 같기도 한 이런 독특한 향기는 어디에서 온 걸까요? 얼마 전 이러한 독특한 고서의 향기가 가진 성분을 분석해낸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요~ 


책 종이를 구성하는 물질이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산화하면서 발생하는 향기라고 해요! 이렇듯 시간이 만들어주는 깊이 있는 맛과 향기를 가진 두 가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응암역 ‘회 그리고 국수이야기‘에는 싱싱한 활어를 저온에서 일정시간 저장해두는 ‘숙성회’와 순쌀 증류원액을 참나무 목통에서 10년 이상 숙성시킨 ‘일품진로’가 있습니다. 이 특별한 맛의 만남! 함께 경험해 보시겠어요? 


시간과 온도가 빚어낸 특별한 깊이감의 맛집!

 

낚시가 취미였다는 ‘회 그리고 국수이야기’의 사장님은 원래 일반 회사원이었다고 하는데요~ 취미를 살려 횟집을 운영하게 되셨다고 하시네요~ 역시 바다에서 직접 체득한 지식이다 보니 물 좋은 생선 구별하는 감이 역시 뛰어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식당 여기저기에 낚시광 주인장의 낚시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어 마치 낚시 박물관 같아요!



보통 ‘회’ 하면 눈 앞에서 펄펄 뛰는 싱싱한 활어를 잡아 그 자리에서 회를 떠 먹는 것만 생각하지만 숙성회는 여기에 적정한 온도와 시간으로 그 맛에 깊이를 더하는 과정이 추가됩니다. 활어회보다 ‘신선함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는데요. 미식가들은 활어회에 비해 저온의 상태에서 일정시간 보관한 숙성회는 회 자체의 감칠맛(이노신산)과 함께 쫄깃한 식감이 더해진다고 평가하고 있다네요!


☞ 잠깐, 활어회와 숙성회, 선어회는 어떻게 다를까요?

- 활어회: 활어 상태에서 회를 떠서 바로 먹는 것.

- 숙성회: 활어 상태에서 회를 떠서 냉장고에서 일정기간 숙성시킨 것.

- 선어회: 죽은 생선을 회를 뜨는 것

(밴댕이처럼 활어로 유통시키기 어려운 생선은 선어회로 먹는 것이 일반적).




‘스시’의 나라 일본에서는 활어회보다 숙성회를 더 선호한다고도 해요! 그런데 숙성회는 적당한 숙성기간과 온도를 맞춰야 해서 제대로 된 숙성회를 내어놓는 집을 발견하는 것은 마치 등산하다 산삼을 발견하는 횡재의 확률! 


그래서 입소문, 지인 소개, 알음알음으로 찾아가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해요! 이렇게 단골들의 입소문을 타고 숙성회집으로 유명해진 ‘회 그리고 국수이야기’는 그만큼 검증된 맛이겠지요? 그럼 본격적으로 시식하러 가보실까요?



회는 두 가지 가격대 (3만3천원과 5만원)의 코스가 있는데 겨울에는 대방어, 여름에는 부시리 등 각 계절별 제철활어로 숙성회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횟감은 어시장에 직접 가서 사오는데 그날그날 싱싱한 활어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코스 구성도 달라진다고 해요~


특별히 ‘회 그리고 국수이야기’는 블로그(http://kimsanfish.com/80212163790)를 운영하며 구입된 생선 종류를 손님들이 사진으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횟감이 입수된 것이 확인되면 바로 예약을 잡아놓을 수 있겠죠? 이 점 참고해주세요~



요즘은 놀래미와 자연산 광어, 참돔이 싱싱한 시기! 바다에서 갓 잡힌 참치와 부리시도 맛볼 수 있다네요! 자, 시원하게 잘 보관된 일품진로 한 병을 개봉해서 숙성회 한 점과 함께 맛을 볼까요? 서울에서는 신선한 상태로 만나기 힘들다는 귀한 정갱이회부터 시작해서 청새치, 부시리, 연어, 양식 농어, 자연산 광어, 자연산 참돔 등 다양한 종류의 회가 테이블을 채워갑니다~! 



회를 먹을 땐 초장보다는 간장을 추천하시는 사장님! 회 한 점을 접시에 놓고 생와사비와 간장을 찍은 무순을 올려 먹는 것이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고 하시네요! 향긋한 해삼내장은 흰살생선에 함께 올려 먹고~!



일품진로의 깔끔하면서도 깊이 있는 맛이 숙성회의 깊이와 더해지면서 참 고급스럽게 어우러집니다!

끊임 없이 움직이는 젓가락! 평소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가졌던 ‘안주 떨어지게 하지 말자!’라는 철칙을 자신도 모르게 손님들 술자리에도 적용하고 계신 사장님~! 무한리필은 아니지만 안주가 모자라겠다 싶으면 이것저것 자꾸 챙겨주시는 인심에 술자리가 더욱 즐겁더군요!



회 외에도 초밥과 도미머리구이, 삶은 통오징어, 전복 등이 메뉴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활어회와는 또 다른 매력의 숙성회! 일품진로와 환상의 조화


사실 국수집으로 출발한 ‘회 그리고 국수이야기’는 지금은 회를 다 먹고 나오는 후식으로 생면국수를 내놓고 있어요~ 옛 국수맛이 아쉬워 아직도 종종 찾아오는 손님이 있을 만큼 깔끔하고 시원한 맛입니다!



후식으로는 멸치 생면국수 또는 매운탕이 제공됩니다! 국수와 매운탕 중 하나만 고르라면 정말 고민될 것 같네요~ 염도계를 써서 일정한 간을 유지할 만큼 염도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하는데 심심한 듯 시원한 국물맛이 모두 일품!



은은히 느껴지는 맛의 깊이를 가진 숙성회는 분명 기존에 맛보았던 평범한 활어회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어요! 시간의 다스림으로 맛의 깊이를 더한 숙성회와 일품진로! 조금은 특별한 맛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은 회 그리고 국수이야기로 방문해보세요!



[회 그리고 국수이야기]

주소: 서울시 은평구 대조동 6-21

전화: 02-384-5466

영업시간: 11시~23시(둘째〮마지막 주 일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