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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꽃새우의 진미! 참이슬 영번지-논현동 '0번지'

‘꽃새우’하면 역시 논현동 ‘영번지’


고수들 사이에서만 전해지는 맛집이 있지요. 일명 ‘독도새우’라 불리는 자연산 꽃새우 역시 풍문으로만 들었을 뿐 좀처럼 직접 맛볼 기회는 없었는데요. 드디어 기회를 잡고 ‘맛집’을 수소문하니 모두가 하나같이 입을 모으는 곳이 바로 논현동 ‘0番地(영번지)’였습니다. 서울에서 제대로 된 꽃새우를 먹기 위해서는 ‘영번지’를 찾아야 한다는 확신에 찬 목소리들! 한달음에 달려가 보지 않을 수 없지요.

△ 한문으로 쓰여진 노란 간판과 노란 지붕이 눈에 확 띕니다!


신논현역에서 걸어서 10분, 논현동 골목을 따라 걷다보면 ‘자연산 꽃새우’를 내건 ‘0番地’의 노란 간판과 만날 수 있습니다. 명성과 소문에 비해 다소 소박하다 느껴지지요. 그래서 더욱 특별한 반전의 진미를 기대하고 들어서게 됐습니다. 깔끔한 나무 테이블이 정돈된 아담한 실내가 먼저 들어오는데요. 모든 손님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푸근한 분위기라고 할까요. 유독 단골손님과 마니아가 많은 이유를 분위기만으로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 어둡지만 은은한 조명으로 마음이 차분 해 지네요.


그 다음 눈길을 끄는 곳은 역시 수족관입니다. ‘자연산’을 내걸었다면 당연히 둘러봐야 할 곳이지요. 오늘의 주인공인 꽃새우의 힘찬 움직임, 이름에 걸맞는 꽃주황의 윤기나는 빛깔까지 자연의 기운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 이렇게 곱디고운 새우 보셨나요~?


이제 해산물 전문점인 ‘영번지’의 메뉴판을 들여다볼까요. 새우는 물론 소라, 피문어, 돌멍게, 전복 등 각종 해산물 메뉴가 가득한데요.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지만 각 해산물마다 본연의 맛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회, 탕, 찜, 구이 등의 요리법으로 정갈하게 차려져 있답니다. 군더더기가 없지요.

△ 그렇게나 많지도 그렇다고 적지도 않은 깔끔함이 돋보이는 메뉴판~


그런데 오늘의 주인공의 ‘꽃새우’의 가격이 만만치 않아 놀라셨나요? 바다 속 300m 심해에서 서식하는 꽃새우는 독도 인근에서 많이 잡혀 독도 새우라고도 불리는데요. 2도의 수온을 유지해야 하는 까다로움 때문에 서울에서 살아있는 꽃새우를 만나기가 쉽지 않답니다. 

△ 동해 심해에서 잡는 자연산 꽃새우와 닭새우


동해가 아니면 좀처럼 맛볼 수 없는 자연산 살아있는 꽃새우를 강남 한 복판에서 먹는 호사를 누린다고 생각하면 그리 과한 가격은 아니지요. 두말 필요 없이 맛으로 만나보겠습니다. 

회, 튀김, 새우장으로 이어지는 꽃새우의 3단 변신


△ 상큼한 오이와 바지락이 식욕을 돋아주네요.


신선한 해산물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입을 깔끔하게 헹구는 것도 중요하지요. 큼직한 오이와 고추, 양파, 그리고 깔끔하면서도 매콤한 바지락국물이 입안을 맑게 가셔줍니다. 신선한 해산물에 빠질 수 없는 참이슬까지 대령하고 채비를 갖추니 드디어 꽃새우가 등장합니다!

△ 마치 한송이의 살아있는 꽃을 보는 것 같아요,


이 고운 선분홍색 빛깔이 보이시나요? 일반 새우가 회갈색인 것과는 차원이 다른 비주얼이지요. 살만 발라놓은 것이지만 크기 역시 한입 가득입니다. 꽃새우의 맛을 제대로 맛보려면 초장을 찍지 않고 그대로 맛보는 게 좋은데요. 탱탱한 식감이 살아있고, 무엇보다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퍼지는 것이 신선함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자연 그대로가 선사하는 달짝지근한 맛을 꽃새우에서 찾다니! 동해안 깊은 바다에서 살아서인지 어떤 잡내도 섞이지 않는 ‘맑은’느낌, 이거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그야말로 ‘살아있는’ 맛이랍니다. 

△ 꽃새우와도 잘 어울리는 참이슬~


꽃새우의 두 번째 변신은 바로 튀김입니다. 떼어 낸 머리만 바삭하게 튀겨낸 것인데요. 머리 앞면의 단단한 껍질만 간단히 제거하여 한 입 먹으면 남녀노소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합니다.

△ 쉽게 ‘똑~’ 따지는 껍질


보통의 통 새우튀김의 경우, 살이 많은 몸통은 퍽퍽하기 쉬워 금방 질리고 말지요. 하지만 꽃새우는 머리만 튀겨내다 보니 껍질의 아삭함에 안쪽에 남은 살이 살짝 더해져 바삭하고 짭쪼롬한 맥주 안주로도 그만입니다. 도무지 질리지 않고 다리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먹게되는 새우머리 튀김. 새우 고유의 향이 그대로 살아나는 이 고소한 맛에 반해 꽃새우 마니아가 된 이들도 많다고 합니다. 일반 새우튀김보다 더욱 매력적이라는 것에 주저없이 한 표 던집니다.

△ 꽃 새우의 바삭함을 먹어 보지 않은 이상 어찌 알 수 있으오리까!


꽃새우의 세 번째 변신은 간장새우입니다. 간장게장의 아성을 위협하는 간장새우장인데요. 꽃새우 중 크기가 작은 것만 골라 담은 간장새우는 밥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새우를 먹기 전에 맛본 간장의 깊고 진득한 맛부터가 일품인데요. 간장 품은 새우의 탱탱한 식감과 텁텁하지 않은 구수한 감칠맛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간장새우 2마리면 밥 한 그릇도 문제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간장 게장이 밥 도둑? 간장새우장은 밥 도둑! 술 도둑!


한편, ‘영번지’에는 메뉴에는 없지만 가끔 테이블에 출몰하는 메뉴가 있습니다. 바로 동해안에서 나는 해삼인데요. 단골들에게만 특별히 선사하는 서비스라고 합니다. 해삼을 씹는 오독한 재미야 다들 아시죠. 그런데 신선한 동해의 해삼은 쫀득함까지 더해지는 느낌입니다. 바닷물의 맛처럼 약간 씁쓸하게 해삼 고유의 맛을 더해주는데요. 이 특별한 서비스에 단골들의 발길이 더 잦아지는 듯 싶습니다. 

△ 영번지의 단골이 된다면 싱싱한 해삼이 공짜!


[영번지]
◆ 강남구 논현동 180-10
☎ 02-547-0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