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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가락시장에서 얼큰한 꽃게탕과 함께! 가락동 수산시장 꽃게탕 추천


가락동 수산시장, 이토록 활기찬 밑찬이라니!



가을 꽃게를 만나러 가락동으로 향한다 했을 때, 고개를 갸웃거리는 몇몇 분들이 계셨습니다. 가락동은 농산물이고, 수산물은 노량진에 가야만 만날 수 있다나요? 그래서 더더욱 서둘렀습니다. 가락시장 북문과 남문 중간쯤에 위치해 있는 수산물 시장을 몸소 입증하기 위해서지요.


활기 넘치는 가락동 수산물 시장

농산물 시장으로 유명세가 높은 가락시장이지만 활어를 비롯한 각종 생선은 물론 건어물 코너까지 갖춘 제법 넓은 수산물 시장이 펼쳐져 있답니다. 시장의 활기를 느끼며 이것저것 구경하다보니 금방 허기가 지는데요.


'시장(市場)이 반찬이다’라고 할까요(동음이의어를 활용한 고품격 유머인거, 아시죠?). 흥이 나는 곳에 오니 집 나갔던 밥맛도 절로 돌아오는 기분입니다. 분위기만으로도 맛깔 나는 찬이 되는 가락동 수산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꽃게를 만나보실까요?

가을 꽃게는 수게로 고르세요~



꽃게는 가을이 제철입니다. 그런데 올 봄에도 제철 맞은 꽃게 한 마리 드시지 않았나요? 교묘한 상술이 아니라 꽃게는 정말로 봄철과 가을철 모두가 제철이랍니다. 단, 봄에는 배에 알을 두둑하게 품은 암게가 맛을 올릴 때이고, 가을에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수게가 그 진가를 발휘하는 시기이지요.

 

때문에 9월 수산시장에서 찾을 꽃게는? 그렇습니다. 바로 수게이지요. 암게와 수게를 구분하려면 가차 없이 뒤집어봐야 합니다. 배 아래쪽에 포물선이 둥글게 그려진 것은 암게, 뾰족하게 솟아져 있으면 수게이지요.

근해산 꽃게와 원해산 꽃게의 차이. 배의 포물선으로 수게 인증

한편, 신선한 꽃게는 어떻게 고를까요? 배 부분이 선홍색을 띠고, 껍데기가 단단하고 무거운 것, 양 다리가 10개 모두 붙어 있는 게 신선함의 척도가 되는데요. 가락동에 와서는 굳이 묻지 않아도 된답니다. 모두 살아있는 꽃게인데 신선하지 않을 수 있나요? 단, 톱밥에 포장된 꽃게는 조금 먼 바다에서 잡힌 게고, 물에 보관된 꽃게는 근해해서 잡힌 게라는 말씀! 꽃게 고를 때 참고하세요.

싱싱 꽃게를 골라 요리집으로 고고씽



시장 옆에 위치한 요리 전문점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꽃게탕을 만나보실까요? 가락시장 내에도 꽃게를 요리해주는 곳이 있지만 시장에서 꽃게를 구입한 다음, 수산물 시장 옆 축협 건물 2층 식당가로 자리를 옮겨 요리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더욱 많습니다.


뜨끈하고 칼칼한 국물~ 가을의 맛이로다



길고 긴 기다림의 시간(맛난 음식 앞에서는 10분도 억겁의 시간 같아요) 끝에 미나리가 수북하게 곁들여진 꽃게 매운탕이 나옵니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찬바람에 목이 까칠하셨나요? 칼칼한 꽃게 매운탕 한 국자에 속까지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입니다. 혹시 몸이 으슬으슬하셨나요? 키토산 가득한 뜨끈한 꽃게탕에 기운이 넘칩니다.


아~ 역시 찬바람이 분다 싶으면 국물이 진리이지요. 꽃게의 담백함과 칼칼한 매문맛의 조화는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꼭 다시 찾게 될 그런 맛입니다.

젓가락 하나로 살 바르기의 달인 도전!



꽃게가 맛나긴 하지만 발라먹기 귀찮아 탕만 드시는 분들이 계시죠? 그런 분들께는 살포시 젓가락을 추천해드립니다.



잠시 체면 놓으시고 양손을 이용해 다리의 관절을 ‘똑’ 꺾어주세요. 그렇게 생긴 구멍을 젓가락으로 살포시 후벼 살을 발라 먹는 기쁨이란! 얼핏 가늘어 보이지만 살이 제대로 올라있는 가을 수게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막상 도전하기가 귀찮아서 그렇지 한 번 손을 대면 어렵지 않아요. 이왕 제철 맞은 꽃게를 드시려면 다리 살까지 쏙쏙~ 꼭 발라먹기로 해요. 그게 온몸을 매운탕에 희생한 꽃게에 대한 예의니까요. ^^
제철에 먹는 음식만큼 보양식이 있을까요?
시원한 국물에 참이슬 한잔 기울이면서, 깊어가는 가을의 맛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