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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정이 넘치는 전집에서 참이슬 한잔을! [돌고래 전집]

음식 많이 차릴 ‘전(腆)’을 아시나요?


추석 때 기름지게 부친 ‘전(煎)’도 아닙니다. 치열한 한판 승부가 관건인 ‘전(戰)’도 아닙니다. 세상에나! ‘음식을 많이 차린다’라는 뜻의, 참으로 넉넉하고 정겨운 ‘전(腆)’이 있답니다(한자능력검정 3급에 빛나는 저도 금시초문이었으니 자책은 마세요). 본의 아니게 한자공부를 하게해준 장본인은 사당역에 위치한 퓨전 한식 주점 ‘돌고래 전(腆)집’입니다.

쌀쌀한 퇴근길엔 인정이 넘치는 곳으로


퇴근시간, 사당역 4번 출구로 나오면 수원행 버스를 타기위해 인도를 꽉 메운 긴 줄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줄의 시작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돌고래 전집’이 위치하고 있는데요. 퇴근길, 배도 출출한데 이곳에서 요기하고 가는 건 어떨까요? 아늑한 분위기가 지친 하루를 달래주기 그만입니다.

일단 ‘퓨전’을 내세운 덕인지 세련된 바처럼 깔끔한 분위기가 돋보이는데요. 특히 손님들이 메모를 남긴 수많은 냅킨이며 폴라로이드 사진들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 손님과 함께 만들어가는 가게라는, 참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아, 카운터 옆에 놓인 멋스런 ‘클로버’ 타자기도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탁탁탁~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타자기, 소품이 아니라 정말 글씨가 찍힌답니다.

빨간 컵에 담긴 고구마 스틱은 기본


아담한 가게를 한 눈에 스캔하는 동안 기본 안주가 나왔는데요. 오호~. 이것은 휴게소에서나 보던 스틱 고구마튀김! 오독오독 씹히는 재미가 그만이지요. 전집에 왔으니 그래도 전 하나에 팍팍한 목을 축여줄 탕 하나를 골라보았는데요. 웰빙흑전, 매운홍전, 퓨전백전이 이곳만의 특별한 3색 전 트로이카. 이중에서 퓨전백전을 간택하고, 국물로는 새우계란탕을 곁들이기로 했습니다.

전, 피자, 오꼬노미야끼의 만남, 퓨전백전


와우! 드디어 나온 퓨전백전. 이건 전이 아니라 피자와 비슷한 모양인데요. 가쓰오부시가 살아 꿈틀거리는 것이 일본식 오꼬노미야끼와 비슷하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퓨전’이기에 가능한 피자와 전의 만남인데요. 오꼬노미야끼식의 다진 야채를 부친 전에 올리고 피자 치즈로 마무리한 신개념 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리 조각난 전 한 조각을 들어보니, 오우~ 쭉쭉 늘어지는 치즈가 하늘 끝까지 올라갈 기세입니다. 찰진 도우 위에 오꼬노미야끼 야채가 얹어진 느끼하지 않은 피자를 먹는 맛이랄까요? 상상이 안 되시나요? 궁금하시면 직접 맛보세요.

통통한 새우의 다량 투하, 새우계란탕 


뒤이어 나온 새우계란탕 역시 상상 이상의 비주얼을 자랑합니다. 작은 뚝배기 한 그릇을 상상했건만 이것은 거의 세숫대야에 맞먹는(제 얼굴은 작으니까요^^) 왕 그릇이 나와 한 번 놀라고, 새우가 몸만 담근 계란탕이 아닐까 긴가민가했는데 대하 3마리는 기본에 속속들이 칵테일 새우가 가득하니 이 푸짐함에 다시 한번 놀랍니다. 전분을 섞어 약간은 걸죽한 계란탕인데요.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속풀이에도 그만일 것 같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부담 없는 맛, ‘돌고래 전집’의 강추 메뉴로 소개하고 싶네요.

좌 참이슬, 우 맥스 生, 세상을 다 얻은 듯


퓨전 맛집의 즐거움이라면 소주와 맥주, 무엇이든 잘 어울린다는 것인데요. 전과 계란탕의 조화에 오늘은 호기롭게 좌 ‘참이슬 프레쉬’, 우 ‘맥스 生’을 거느리는 호사를 누려봅니다. 특히 ‘돌고래 전집’에서는 ‘맥스 生’에 레몬을 띄워주는 센스를 발휘하는데요. 부드러운 목 넘김에 은은한 레몬향이 더해지며 풍미를 더한답니다. 계란탕 한 술에 ‘참이슬 프레쉬’ 한 잔, 전 한 점에 ‘맥스 生’ 한 모금. 캬~ 가을밤은 또 이렇게 깊어갑니다.



돌고래 전집
서울 관악구 남현동 1061-21
tel. 02-583-2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