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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이색술집] 2012년 속 1990년대가 있는 -논현 롤라장

2012년 속 1990년대가 뜬다


영화 ‘건축학 개론’, 드라마 ‘응답하라 1997’, 가수 ‘형돈이와 대준이’의 공통점은? 바로 2012년에 살아 숨쉬는 90년대 스타일이라는 것입니다. 요즘 새로운 복고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1990년대. 이 대열에 주점이 빠질 수 없겠지요.

1990년대를 풍미한 음악이 DJ 믹싱으로 신나게 흘러나오는 곳, 이름에서부터 추억이 방울방울한 논현동 ‘롤라장’이 합류합니다. 

복고의 법칙1. 일단 화려하라


이름에 맞게 실제 롤러스케이트를 탈 수 있으면 더욱 좋으련만, 그 점이 조금 아쉬운 ‘롤라장’. 대신 형형색색 화려한 조합으로 옛 롤라장의 영화를 멋스럽게 재현한 입구가 압권입니다.

뭔가 유쾌 발랄 씐나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데요. 들어서는 순간부터 들썩들썩, 이것은 엄정화의 노래이던가! 나도 모르게 관절이 그루브를 타고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는 것이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90년대에 학창시절 혹은 청춘을 보낸 이들이라면 들어서자마자 이토록 묘한 마법에 걸려들게 되니 조심하기는 무슨, 그냥 즐겨주세요!

복고의 법칙2. 추억의 소품으로 도배하라


때문에 ‘롤라장’은 자리에 앉아 술만 마시는 그런 주점이 아닙니다. 일단 자리를 찜하고 ‘드라이 피니시 d’와 안주를 주문(메뉴판이 LP입니다)!

그러고 나서는 주저 말고 일어나 가게 곳곳을 한 바퀴 둘러보셔야합니다. 90년대를 풍미한 가수들의 LP(확장자명이 .lp인 음악 파일 아닙니다)와 그 자켓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요.

학창시절 듣고 또 듣던 ‘오빠’들과 ‘소녀’들의 노래가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하지만 진짜 묘미는 30~40대가 된 우상들의 본의 아닌 굴욕 사진을 발굴하는 것이라고 할까요? 이거 은근 재미가 쏠쏠합니다. 

복고의 법칙3. 추억 속 감성을 끄집어내라


 그러다 학창시절 유독 빠져 지내던 노래가 흘러나오면 순간 울컥해지기도 합니다. 뭐가 그리 바빴는지 새까맣게 잊고 지낸 추억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것이지요. ‘롤라장’이 아니라면 노이즈와 잼의 노래에 언제 이렇게 가슴 뭉클해질 수 있겠어요.

분위기는 물론 감성까지 90년대로 돌려놓는 것이 ‘롤라장’의 진짜 매력. 자신의 추억 속 18번이 나오지 않는다고 실망하지는 마세요. DJ부스에 직접 노래를 신청하면 된답니다.

오늘 나는 추억을 마신다


그렇게 추억과 함께 하는 동안 ‘드라이 피니시 d’와 안주가 한 상 펼쳐집니다. 샐러드와 소시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리고 20년 후나 변함없을 것 같은 맥주 안주이지요.

하지만 이왕 ‘롤라장’에 왔으니 더욱 특별한 안주를 더해보는 건 어떨까요? 술자리 최고의 안주인 수다를, 처음 맥주를 마시던 그때 그 시절의 무용담으로 풀어보는 것이지요. 저는 대학 신입생 시절, 잔디밭에 앉아 맥주를 새우깡에 적셔 먹던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납니다(울컥).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무엇이든 속 시원히 뚫어주는 ‘드라이 피니시 d’와 추억, 꽤 멋진 조합인 것 같은데요. 질풍노도의 시기였던 1990년대를 각자 잘 넘기고, 2012년을 멋지게 달리고 있는 우리들을 위한 시원한 표창장! 오늘 우리, ‘롤라장’에서 추억을 시원하게 들이켜 봅시다! 


<롤라장>

서울 강남구 논현동 142-9
02-540-4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