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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편안하고 아늑한 삼청동 파스타집, 수와래

 
오늘은 학교 수업이 일찍 끝났네요. 그러나 점심도 저녁도 아닌 어정쩡한 시간. “어디가지? 얘들아, 뭐 먹을까?”물으니, 친구 한 명이 “식사 시간에는 손님이 끊이질 않아서 매번 갔다가 되돌아와야 했던 파스타 집이 있는데, 지금 거기 가면 여유 있게 들어가서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거기 한 번 가볼래?”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저희는 삼청동 터줏대감 ‘수와래’ 찾았습니다.


아무리 지금 시간이 식사 시간이 아니라고 해도,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정말 손님 한 분 없이 너무나 조용하더라고요. 친구에게 “야~ 여기 정말 유명한 곳 맞아?”라며 조금 미심쩍은 눈초리를 쏘아대며, 가장 구석진 곳을 찾아 앉았습니다. 실내 분위기는 마치 동화 속에 들어 온 듯 아기자기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네요.
 
 

여자 넷, 각자 먹고 싶은 것을 하나씩 골라 주문을 했습니다. 가격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근데 여기에 10% 부가세도 붙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얘기했죠. “오호라~ 얼마나 맛있나 보자!!”

 
주문을 하고 나니, 바로 갓 구워낸 듯한 따끈따끈한 빵과 크림치즈가 나왔습니다. 빵도 빵이었지만, 저 크림치즈는 그날 저희들에게 인기 폭발 이었죠. 고소하면서도 진한 치즈의 맛이 필라델피아의 그것에 비할 수 없더라고요. 최고! 아마 저 날, 4~5번은 ‘리필’을 외쳤던 것 같네요. 참~ 징하죠잉?^ ^

 
꽃게 크림소스 스파게티인 ‘그랑끼오(16,000원)’입니다. 예쁜 주황빛을 내는 게(?)님께서 살포시 파스타를 안고 있는, 그랑끼오의 첫 인상(?)은 일단 합격! 그럼 맛은 어떨까요? “니 들이 게 맛을 알아~~~~~~~~~??” 정말 먹어봐야 알 수 있는 맛입니다. 꽃게 크림소스의 진한 우유 맛이 입 안 가득 그 풍미를 돋구었습니다. ‘크림소스 스파게티’계(?)에서는 ‘한까탈’하는 제 친구의 입 맛도 단 번에 사로 잡은 ‘그랑끼오’.

 
뽀얗고 통통한 게 살 좀 보세요~ 정말 맛있겠죠? 블로깅하고 있는 지금도 군침이 꿀떡 꿀떡 넘어가네요><

 
저는 신선한 홍합, 조개, 새우, 오징어를 곁들인 토마토소스 스파게티 ‘빼스카토레(16,000)’를 주문 했습니다. 근 2년간, 파스타 집에 가면 늘 크림소스 스파게티를 시켰었는데 오늘은 왠지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토마토소스 스파게티가 먹고 싶더라고요. 메뉴판에서도 가장 첫 번째에 자리하고 있는 메뉴로 말이죠.

 
역시 제 예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물 반 고기 반’도 아닌, ‘해산물 반, 파스타 반’을 보신 적 있나요? ‘오랜만에 먹은 토마토소스 스파게티가 이렇게까지 만족스러울 수 있다니!!’ 앞서 본 크림소스 스파게티보다 훨씬 맛있었습니다. 토마토 소스의 맛이 일반 스파게티 집에서 파는 것과는 조금 달랐어요. 아마도 듬뿍 들어간 해산물들이 그 맛을 좌우하지 않았나 싶네요^ ^

 
이것은 에피타이져 메뉴로 ‘홍합 그라탕(9,000원)’인데요. 원래 저 위에 모짜렐라 치즈가 가득 올라가는데, 다이어트를 하는 제 친구가 치즈를 빼 달라고 주문 했어요. 하나씩 가져가 물고 먹었는데, 모두에게서 동시에 외마디 비명 소리가 들렸습니다. “헉!”

 
보이기엔 아주 부드러운 맛을 낼 줄 알았던 ‘홍합 그라탕’은 정말 눈물 없이는 먹을 수 없는 충격적인 맛이었어요. 모짜렐라 치즈가 빠져서 그럴까요? 정말 한 입에 느낌이 ‘빡-‘오는 무시무시하게 매콤한 맛이었어요. 진짜 매콤한 음식이 먹고 싶으신 분, 스트레스 받아서 죽을 것 같으신 분은 모짜렐라 치즈 없이 ‘홍합 그라탕’을 주문해 꼭!! 드셔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한 방 ‘훅’ 가실 겁니다. 정말로요!

 
어찌나 매웠던지, 스파게티 먹으면서는 손도 안 대었던 오이피클에 테러 난 듯 얼얼한 입을 오이피클로 녹였드랬죠.

 
마지막으로 크림소스에 새우와 샤프론 향이 고풍스런 ‘새우 샤프란 리조또(13,000원)’가 나왔습니다. 근데 샤프론이 뭔가 싶어 여쭤보니, “샤프론은 붓꽃과에 속하는 식물인데, 그 꽃에서 나는 암술대 3개를 말려서 요리할 때 향신료로 써요. 샤프론 향신료는 음식에 넣었을 때 풍부한 황금빛을 내어 십 수년간 향신료 중에서도 가장 비싼, 아주 고급 향신료예요.”라는 말을 듣고 나니 ‘새우 샤프론 리조또’를 먹은 제 입이 조금 경건(?)해지고 고급스러워진 느낌이었어요^ ^
 
 

수와레는 편안함을 강조한 1층 공간 외에도, 공간을 구별해 아늑함을 준 2층도 있었습니다. 그 계단에 즐비해 있던 온갖 미디어를 통해 전파를 탔던 ‘수와래’의 화려한 이력들도 자랑스레 걸려있었죠. 

 


저녁 7시, 식사를 다 끝내고 나갈 쯤에는 정말 만석이었어요. 한 자리도 비어 있지 않더라고요. 새삼 ‘진짜 맛집이구나~’를 깨달으면서, 길게 줄지어 있는 손님들을 당당히 뚫고 나왔네요. 저희처럼 오자마자 좋은 자리 앉아 먹으시려거든 식사시간보다 조금 더 서둘러 오시길!

 


 [오시는 길]